이마데가와에 도착하니 이미 체력은 제로...




아침부터 모자란 잠에다 신경 쓸 것도 많고, 짐 질질 끌고 다니느라 무척 피곤했다.
부동산 형님 누님과 약속한 이마데가와에서 사람이 안 보여
"이게 정시를 지키는 일본입니까!"라고 생각했지만
알고보니 내가 잘못 나가있었다. 심심한 사죄의 말씀..
직원분과 함께 방에 들어가보니 육첩방이라니 엄청 좁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넓어서 안심이었다.
오히려 옛날 내 방보다 큰 것 같아 우리 동주 형님이 엄살 피운다고 생각했다.
수도랑 전기를 확인하고 내 몸 뉘일 자리 하나 일단 펴고 사진 한 컷을 찰칵.
전기장판만 살짝 깔아놓았다. 외풍이 숭숭 들어오는 홈 스윗 홈.
일본에서 겨울을 보내본 적이 있어 일본 방의 특징은 잘 알았어도
이제 몸을 뉘일려니 외풍이 숭숭 통한다. 이 방에서 2년(계약 상)을 살 것을 생각하니..
뭔가 울컥했다. 20년 동안 항상 다른 사람과 같이 지냈었는데. 혼자 있을 것을 생각하니..
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정말 올라왔다. 2019/3/20. 이 날을 난 평생 기억할 것이다.
그렇지만 이렇게 우수에 젖을 시간은 또 없었다. 도시샤대학 페이스북에
3/21, 3/22 양일에 자전거 무료 처분회가 있다더라.
이마데가와 , 불필요한 자전거 무료처분회!!
무료 점검도 실시!!
재학생 여러분도 어서오세용!
대충 이런 얘기로.. 처분회라고 하면... 엇? 중고 자전거를 나한테 준다는 건가?
그것도 무료로? 점검까지 해준다??
가스 점검 아자씨가 4시에 온다고 했고... 그 때는 2시였었다. 집에서 3~5분 거리에 있는 무로마치 주륜장.
바로 신발 신고 우다다다 뛰어갔다. 체력이 제로였지만 중고 자전거도 2~3만엔 주고 사는 마당에
내 체력이 뭐가 대수냐.
무로마치 주륜장(자전거 주차장) 가는 길. 공기가 맑아서 찍어봄. 숨쉬기 너무 편하다.
그래서 뛰어간 그 곳엔 친절하게 생긴 직원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.
아, 역시 일본의 인심! 하고 뛰어가서
"자전거 무료 처분회라서 ㅎㅎ 자전거 받으러 왔는데"
"자전거를 받는다고요?"
"무료 처분회니까 그걸 받는..."
"그냥 넘기는 게 공짜니까 무료 처분회지 자전거를 주는 게 아니에요 ㅎㅎ"
딱 이런 모습으로 뛰어갔으니.. 원 창피해서..
얼마나 공짜를 밝히는 사람으로 보였을꼬... 저런 표정으로 뻔뻔하게
자전거 공짜로 내놔라 하는 얘기를 했으니..
터덜터덜 집으로 다시 걸어오면서도 교토는 날씨가 참 좋더라.
집에 들어오고 나선 가스점검 아저씨가 3~4시 사이에 온다고 해서 꼼짝없이 기다리구 있었다.
그 때 부동산 직원분한테 물어보길 거의 3시면 무조건 온다고 그래서 빨리 끝내구
빨리 쉬고싶다는 생각을 했다. 여독도 여독이지만
쉴 새없이 계속 일본어만 쓰다보면 꽤나 피곤하더라. 빨리 눈좀 붙이고 싶었는데
아저씨가 5시까지 안 오더라. 이게 약속시간 지키는 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!!
라고 속으로 생각했다. 직접 왔을 때는 아저씨한테 뭐라고 못하겠더라.
비지땀을 뻘뻘 흘려가며 늦어서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하는데
이 분도 한 가정을 먹여 살리려고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구나..
가스 점검을 하면서 막간을 틈타 홍보를 하시는데.
일본은 가스나 전기를 사기업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공급처를 고를 수 있다.
물론 집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우리 건물은 가능하더라.
나 같은 경우에는 가스는 오사카 가스, 전기는 간사이 전력에서 공급받기로 되어있었지만
오사카 가스 아재가 와서는 오사카 가스 전기를 강력 추천하더라.
가격도 간사이 전력보다 싸고, 심지어 6개월간 기본료 반값이라길래
나름 내 목 위의 짱돌을 굴려본 결과, 꽤 수지타산 맞는 장사길래 오사카가스를 선택.
아저씨가 돌아가고 난 바로 잠에 빠지고 말았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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